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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owtale.net/2025/04/14/239755/

오늘날 기업들이 고객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하려고 하면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누가 뭐라 해도 ‘데이터’다. 어떤 고객이 어떤 상품에 관심을 보였고, 무엇을 검색했는지, 그 상품 페이지에 얼마나 오래 머물렀는지 등이 담긴 ‘데이터’야말로 현대 기업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  이러한 데이터를 얻는 가장 손쉬운 경로는 ‘온라인’일 것이다. 특히 1인 1핸드폰 시대에 사람들이 온라인에 남긴 흔적은 그 자체로 데이터가 된다. 그러나, 온라인 데이터 시장은 이미 SNS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빅테크들이 장악하고 있고, e-커머스 시장은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기 힘들 정도로 공룡 유통 기업들이 포진하고 있다. 금융기업들의 결제데이터까지 포함하면 온라인 데이터 시장은 대기업과 글로벌 기업들의 독과점 무대라 할 것이다. 그러나, 오프라인 시장은 어떨까. 실제로 사람들이 친구를 만나 쇼핑을 하고, 음식을 먹고, 물건을 구경하고, 직접 구매하는 오프라인 시장의 데이터는 온라인 만큼이나 중요하고 방대하지만 아직 절대적인 강자가 없다. 이 오프라인 시장에서 고객들의 행동과 반응을 분석하고, 상품에 대한 호불호 등의 데이터를 추출해 유의미한 정보로 창출하는 스타트업이 있다. 오늘 소개하는 기업 ‘메이즈(MAZE)’가 그 주인공이다. 팝업스토어를 예로 들어보자. 팝업스토어는 기업이 론칭한 상품에 대해 고객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반응을 확인하는 이벤트다. 그런데 지금까지 기업들이 팝업스토어에서 얻어낸 정량적 데이터는 기껏해야 몇 명이 방문했는지, 남녀 비율은 어느 정도인지 수준이다. 그 마저도 몇 사람이 ‘딸깍이’를 누르며 행사 기간 내내 체크해야 얻을 수 있는 데이터다. 나머지 중요한 데이터들, 즉 어떤 연령대의 사람들이, 어떤 상품 앞에서, 얼마나 오래 머무르며, 어떤 얼굴 표정과 반응을 보였는지 등을 정량화 해낸다면 이는 기업의 마케팅에 필수적인 정보가 된다. 메이즈는 이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솔루션 ‘라이브리뷰(Live Review)’를 개발했다. 라이브리뷰는 팝업스토어 뿐만 아니라, 각종 전시회와 박람회 등에서도 사용할 수 있고,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어떤 기업이나 개인들에게도 솔루션을 제공한다. 그런데, 이런 반론이 있을 수 있다. 그런 분석은 CCTV를 찍어서 나중에 할 수 있지 않느냐는 반론이다. 실제로 CCTV 영상을 토대로 고객의 반응을 분석해주는 기업들이 있다. 그러나, CCTV는 영상을 촬영한 뒤, 막대한 분량의 데이터를 전송하고 취합해 저장해야 하며, 가공하는데도 막대한 비용이 소모된다. 아울러 개인정보보호 이슈 때문에 분석과정에서는 비식별화 처리를 해야 하는 등 손이 많이 가게 된다. 나아가 모든 과정이 끝난 후에는, 영상이 유출되지 않도록 전송된 데이터를 삭제해야 하는 등 사후 관리에도 큰 관심과 비용을 들여야 한다.메이즈는 이 지점에 착목해 아예 고객이 CCTV에 찍힌 순간부터, 영상을 저장하지 않고, 고객의 특징, 즉 얼굴의 형태, 성별, 연령대, 신장 등 핵심 정보와 그 사람이 움직인 동선과 특정 상품이나 부스 앞에서 보인 반응 등을 ‘숫자로’ 저장한다. 즉, 고객의 정보를 대용량의 영상으로 저장한 뒤, 며칠에 걸쳐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이 일어나는 순간부터 수치화하고, 이를 곧바로 분석할 수 있게 데이터로 만드는 것이다. 메이즈의 창업자인 송기선 대표의 말에 따르면 메이즈는 “고객을 영상으로 저장하지 않고, 고객이 행동하는 순간에 실시간 데이터를 만들어낸다.”이러한 기술이 가능하다면, 기업으로서는 큰 비용을 들여서 대용량의 하드웨어나, 고가의 분석장비, 그리고 비싼 SW를 사용할 이유가 없다. 메이즈의 큰 강점 중의 하나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라이브리뷰’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송 대표는 “수많은 인물들의 영상을 저장해서 그것을 AI로 학습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규모의 학습데이터와 그것을 저장해야 하는 스토리지, 그리고 고연봉의 엔지니어들이 필요하다. 이론적으로는 무제한적으로 비용이 늘어나는데, 이러한 고비용 모델은 기업들이 감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러한 합리적인 가격과 기술적인 강점에도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오프라인 공간에는 비슷비슷한 얼굴과 신체적 특징을 가진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간다.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비슷한 사람들에게 차별화된 수치를 부여해 각각의 페르소나를 뽑아낼 수 있을까. 이에 대한 해답은 송기선 대표의 경력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송 대표는 서울대학교 기계항공공학부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아텍에서 항공우주공학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토요타, 지멘스 등에서도 인턴으로 근무한 뒤, 현대자동차의 책임연구원으로 일하다 창업에 이르게 되었다. 현대자동차에서는 자동차 주행에 따른 공기 역학을 수치화하는 작업을 이끌었다. 이런 경력에서 알 수 있듯이 송 대표는 복잡한 여러 정보를 수치 데이터화하는 데 탁월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그래서인지 그는 “우리는 AI기업이 아니다. 사람의 특징이나 행동은 애초부터 수학적인 분석틀을 만들어낼 수 있고, 그에 맞춰 라이브리뷰는 사람이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부터 특징과 행동을 수치화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