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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owtale.net/2025/05/24/241502/

3년 전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실시한 ‘2022년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 결과, 초등학교 6학년생 6,929명의 장래희망 직업 순위에서 크리에이터가 6.1%로 3위를 차지하며, 6.0%를 기록한 의사(4위)를 제쳐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비슷한 시기의 2022년 어도비(Adobe)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크리에이터 수는 약 1,75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33.6%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 세계 크리에이터 수는 약 3억 명에 달해 그 규모가 우리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유명 인플루언서 뿐만 아니라 일반인 크리에이터들도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렇게 급속도로 성장해가고 있는 크리에이터들이 만들어내는 콘텐츠와 채널들은 광고주들의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통로로 주목받고 있지만, 적합한 크리에이터를 찾아서 그들과 계약을 맺고 협업을 하는 과정은 여전히 수작업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즉, 아직까지 대부분의 광고 협업은 MCN, 에이전시, 체험단 플랫폼 등을 통해 이루어지며, 이 과정에서 광고주나 크리에이터들은 높은 수수료를 부담하고도 협업에 필요한 포트폴리오 제작, 협상, 계약, 정산 등을 모두 수작업으로 처리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아날로그적 협업 프로세스 외에 크리에이터 생태계 활성화를 저해하는 또 하나의 요인은 자영업자에 가까운 크리에이터들이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기반 형성이 어렵다는 점이다. 크리에이터들은 일정한 급여나 재무 이력이 없기 때문에 적절한 신용평가가 어려워서 금융권에서 대출, 카드 발급과 같은 기본적인 금융 서비스를 받기 어렵다. 안정적인 금융생활이 어렵다는 점은 보다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자유롭게 시장에 참여하고 생태계 내에서 생존하는 데 장벽이 되고 있다.

바이엇(Byaht)은 이러한 비효율적인 협업 구조를 개선하고, 장기적으로는 금융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크리에이터들에게 효과적인 금융연계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크리에이터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팀이다. 이들은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AI기반 SaaS 플랫폼 'Glow.B’를 출시하였다. 미국 뉴욕주립대(Stony Brook) 경제학과를 중퇴하고 동남아시아 등에서 해외 영업 및 마케팅을 약 7년간 담당해온 김동규 대표가 2023년 1월 창업하였다.

앞서 얘기한것처럼 현재 크리에이터들의 대부분은 계약, 제안, 정산 등 협업 절차를 아날로그 방식으로 처리하고 있다. Glow.B 플랫폼은 이러한 협업의 과정을 SaaS 기반의 자동화 도구로 재구성했는데 이런 자동화는 크리에이터와 광고주들에게 다음의 이점을 가져다주었다.

기존에 크리에이터들은 광고주들에게 자신을 어필하기 위해 수백만원을 들여 제안서를 제작하고, 광고주 섭외와 계약에 적게는 몇 주, 많게는 몇 달의 시간을 소비했다. 그러나, Glow.B 플랫폼 내에서 크리에이터들은 AI가 추천하는 포맷을 따라 5분 이내에 협업 제안서(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이후 광고주와의 채팅, 결제, 계약까지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다. 광고주와 매칭되는 과정이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이 편리해진 것이다.

한편 광고주들은 Glow.B 플랫폼을 통하여 기존의 수작업을 자동화함으로써 관리 인력을 효율화할 수 있었으며 캠페인 성과분석 결과까지 한번에 확인할 수 있어 마케팅의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게 되었다. 여기서 더 나아가 Glow.B는 “단순히 광고를 집행하는 것뿐만 아니라 크리에이터 당 광고집행의 효율성을 확인할 수 있다”고 김동규 대표는 강조했는데, 이는 광고주로서는 반드시 필요한 기능이라고 할 것이다. 또한 김 대표는 “바이엇이 보유한 데이터로 광고의 호가가 아닌 실제 집행가를 파악할 수 있어 광고주 입장에서는 주먹구구식 협상 대신 합리적인 협상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강점을 바탕으로 바이엇은 2024년 Glow.B 베타 버전을 출시한 이후 지금까지 3천 건의 광고를 매칭했으며, 주로 동남아시아(40%)와 한국(40%), 그리고 최근에는 미국(10%)에서도 매출이 일어나고 있다. 등록된 크리에이터 숫자도 점점 늘어서 현재 19개국, 약 27,000명의 크리에이터가 등록된 상태다.

중장기적으로 Glow.B는 단순한 협업 도구를 넘어, 협업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실거래 데이터를 정량화하여 크리에이터의 금융 프로필로 전환함으로써, 대출·적금·카드 상품 등 금융사와 연계된 서비스를 크리에이터에게 제공하는 도구로 진화할 예정이다. 크리에이터 소득의 80%에 달하는 광고소득 데이터는 물론, 크리에이터가 어떤 광고주와 어떤 캠페인을 했는지, 계약 조건은 어땠는지, 리뷰는 어땠는지 등 실제 협업 데이터를 정형화하고 자동 수집하여, 단순 추천을 넘어 크리에이터에 대한 ‘정교한 가치 평가’ 기반을 구축하고자 한다. Glow.B는 이러한 실거래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체 신용 평가 모델을 구축하고, 향후에는 크리에이터 전용 네오뱅크 설립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빠르게 시장에서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던 Glow.B의 기본적인 경쟁력은 기존 MCN 대비 수수료를 낮게 책정하여 이용의 barrier를 낮추었다는 점이다. 또한 협업 과정을 자동화하여 인력 의존도를 줄임으로써 효율적 마케팅을 구현한 점 역시 Glow.B의 강점이라 할 것이다.

SaaS 유료 구독, 광고 거래 기반 수수료, 핀테크 제휴 수익 등 다양한 수익모델의 가능성을 가진 Glow.B의 2024년 매출액은 3.3억 원이고 올해는 2배 이상의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한국의 크리에이터들 뿐만 아니라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시아와 미국 시장까지 염두에 두고 글로벌 확장을 모색 중이어서 성장의 잠재력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