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owtale.net/2025/05/12/240822/현대백화점이 공개한 ‘2024년 현대백화점 최상위 매출 팝업스토어’ 1위는 버추얼 유튜버 걸그룹인 ‘이세계아이돌’이 차지했다. ‘이세계아이돌’은 총 38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2위 역시 버추얼 남자 아이돌 그룹인 ‘플레이브’가 차지했다. 플레이브는 2023년 매출 114억 원, 영업이익 19억 원을 기록하며 인간 아티스트가 아닌 버추얼 아티스트도 음악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음을 잘 보여줬다.오늘 인터뷰 기업 ‘하우쓰리(HOW3)’도 ‘음악하는 캐릭터 하우삼(HOW3)’을 제작하는 스타트업으로서, 리듬킹(RTMKNG)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해온 작곡가 권준수 대표가 2023년 창업한 기업이다. 권준수 대표는 작곡가로서 상당한 역량을 보여주었는데, 블락비, 범키 등 K-POP 아티스트의 프로듀서로 멜론 1위를 달성하였고, 2009년 미국 빌보드 송라이팅 콘테스트 입상, 2010년 존레논 송라이팅 콘테스트 일렉트로닉 부문에서 동양인 최초로 우승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과를 보여주었다.그런데, 권준수 대표는 왜 이 시점에 ‘음악하는 캐릭터 아티스트’를 만들었을까.“디지털 콘텐츠가 확대되는 시대에 버추얼 아티스트라는 새로운 콘텐츠로 혁신을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권 대표는 말한다. 그가 말한대로 한국의 버추얼 아이돌은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고 있지만, 우리보다 버추얼 아티스트, 캐릭터 아티스트 시장이 발달한 일본은 우리보다도 매출이 훨씬 크다. Hololive Production(Cover Corporation)은 2023년 약 301억 엔(약 2억 2,500만 달러)의 매출과 영업이익 약 55억 엔(약 4,100만 달러)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에 비해 무려 47.5%가 성장한 결과다. Nijisanji(Anycolor Inc.) 역시 약 320억 엔(약 2억 3,9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약 123억 엔(약 8,400만 달러)을 거둬들였다. 이렇듯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지만 과연 하우쓰리는 이 상황에 얼마나 준비가 돼 있을까. 권준수 대표는 본업인 작곡가로 활동하면서 2016년부터 유명 엔터테인먼트 기업에서 음악 감독 겸 기획자로 일했는데 이때 ‘버추얼 아티스트’ 제작과정을 지켜볼 기회가 있었다. 그는 그 과정에서 캐릭터, 스토리, 음악, 애니메이션이 결합된 융복합 콘텐츠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보았다.권 대표는 이후 창업을 결심하고 동명의 캐릭터 ‘하우삼(HOW3)’을 제작하였는데, 음원 작사작곡은 물론, 스토리 구성, 캐릭터 디자인, 애니메이션 컨셉 초안을 모두 혼자서 만들었다고 한다. 이렇게 초기 작업을 혼자서 한 이유에 대해 물어보니, “이전 회사에서 융복합 캐릭터 제작과정을 지켜보았는데, 이러한 융복합 콘텐츠는 제작에 참여한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들을 조합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창작자의 일관된 기획 아래 만들어져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한다. 실제로 융복합 콘텐츠 제작의 가장 큰 리스크는 초기에 몰려있는데, 캐릭터 디자인, 스토리 구성, 애니메이션 제작 및 음원 준비까지는 적게는 수억 원, 많게는 수십억 원의 비용이 든다. 그런데 이런 작업들이 여러 사람의 의견 충돌 속에 중심을 잃고 좌충우돌하게 되면 이도저도 안 되기 때문에 리스크를 줄이고 일관된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권 대표가 초기 셋팅에 많은 공을 들인 것이다. 그 결과, 캐릭터 아티스트 ‘하우삼(HOW3)’의 스토리는 현재 2년치의 연재 분량이 완성됐으며,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45종의 캐릭터 역시 상표등록이 완료되었다. 하우쓰리가 타깃하는 고객(팬)층은 아직 사회에 첫발을 내딛기 전, 막연한 불안감을 안고 살아가는 글로벌 Z세대다. 자신들이 살아가는 세계에서 권력자인 빌런들에 맞서서 음악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캐릭터들의 이야기가 전체적인 스토리의 뼈대다. 이러한 스토리로 청춘들에게 꿈을 주고, 음악에 공감하게 만들겠다는 것이 권 대표의 목표다.하지만 콘텐츠 사업은 그 콘텐츠가 공개되고 팬들의 반응이 나오기 전까지는 성공을 가늠하기가 힘들다. 이런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권 대표는 “저희는 먼저 미국 시장을 공략할 계획입니다. 미국 유저들을 대상으로 나름의 PoC를 거쳤고, 미국 내 유명 Label들과 협약을 맺었으며, 그들 또한 저희의 음악을 기다리고 있습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권 대표 본인이 가진 성공경험도 이런 자신감을 뒷받침하는데, 그는 리듬킹으로 활동하면서 발매한 음원들이 모두 흑자를 봤다고 한다. 음악 아티스트로서 성공의 요인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자신감은 자신감일뿐, 그것을 성공으로 만들어내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이다. 이러한 이유로 기자는 하우쓰리 권준수 대표를 오랫동안 만나보며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그 과정에서 권 대표는 예술가로서만이 아니라 사업가로서도 많은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특히 일관된 캐릭터 디자인을 위해 본인이 AI 기술과 그림을 직접 배워가면서 콘텐츠를 만들고, 본인이 작성한 스토리 라인을 웹툰작가들에게 보여주며 검수를 받는 등 자신의 사업에 진심인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와우파트너스는 버추얼 아티스트 및 캐릭터 산업의 성장가능성과, 이를 음악과 결합하여 혁신을 만들어내는 권준수 대표의 도전을 높이 평가하여 하우쓰리를 ‘와우넥스트 1기 기업’으로 선정하였다. 평소 바이오, 소부장, AI 등 딥테크 기술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왔던 와우파트너스로서도 큰 도전인 것이다. 권준수 대표는 “콘텐츠는 수많은 설명보다도 하나의 제작물이 더 많을 것을 보여줍니다”라고 말한다. 그는 오는 7월 음원과 유튜브 애니메이션, 각종 숏폼 등을 공개하고 이후 대중의 반응을 살피며 자신들의 계획을 실현해가고자 한다. 확고한 철학과 탄탄한 기획 속에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낼 하우쓰리의 첫 작품이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