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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변비 치료) 효과를 높이고 싶다면 물에도 신경 써야 한다. 물에 안 녹는 식이섬유는 비록 장 근육의 활기찬 운동을 독려하지만 종종 복통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반면 물에 녹는 식이섬유는 장 근육을 독려하는 힘이 세진 않지만 내용물을 부드럽게 만들어 장의 부담을 덜어준다. 자연은 이것을 아주 노련하게 설계하여 배합했다. 식물의 씨껍질에는 물에 안 녹는 식이섬유가 많고 과즙에는 물에 녹는 식이섬유가 많다. 물을 충분히 마시지 않으면 식이섬유를 제아무리 많이 먹어도 소용없다. 물이 없으면 식이섬유는 그저 단단한 덩어리에 불과하다. 물이 있어야 공처럼 부풀어 오른다. ---p.116

폭식과 음주. 사는 내내 장을 혹사시켰다. 그러면서도 미안한 줄 몰랐다. 뇌와 심장을 깍듯이 대한 것과는 너무도 대조적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반성했다. 내 장이 그리도 중요한 일을 묵묵히 해내고 있었다는 걸 새삼 깨달았으니까. 이 깨달음을 많은 사람이 공유했으면 한다. 변을 보고 난 뒤 물을 내리기 아까워진다는 부작용이 있긴 하지만 말이다. - 서민(단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서민의 기생충 열전》 저자)

이 책은 두툼한 뱃살 뒤에 자신의 존재를 숨긴 채 묵묵히 우리를 먹여 살리는 소화기관과 장 속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체내 거주자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들려준다. 균형을 통한 공존과 평화는 인간 사회든 장내 생태계든 다를 바가 없다는 사실을 통해 치국(治國)이든 평천하(平天下)든 먼저 내 속을 다스리는 수장(修腸)에서 시작된다는 깨달음까지 덧붙여 말이다.
이은희(과학 칼럼니스트, ‘하리하라’ 시리즈 저자)